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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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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자기사랑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느즈막한 저녁, 언제나 익숙하게 서있는 빼곡한 집들과 그 좁은 길을 은은하게 비춰주는 연주황 가로등 불빛 아래를 걸을 때면 내 마음 안에 자주 직면하는 감정이 있습니다. 바로 외로움입니다. 특히 분주히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고 홀로 있는 야심한 시각이면 외로움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내 마음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그럴 때면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마구 솟구쳐 올라 주체할 수 없는 기분으로 밤을 지새기도 합니다. 오랜 명상으로도 잘 해결되지 않는 감정이 외로움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그 빈자리를 채워줄 대상을 찾게 됩니다. 그 대상은 일이나 사랑, 취미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빈자리를 일을 통해 채우려 하는 분들의 경우 공백의 시간이 전해주는 허전함을 견디지 못해 무언가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내며 그 일을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습니다. 일 중독자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대개 외로움이라는 고독한 감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이 없으면 마치 혼자서 세상에 뒤처지고 낙오된 느낌을 받기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감은 더욱 가중이 되어 자신에 대한 정체성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일이란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대한 확인의 수단이자 모든 것입니다. 이것이 상실 되었을 때 정신적으로 큰 데미지를 받습니다.

 

 

사랑의 대상을 찾는 것 또한 마음 한 구석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채우기 위한 과정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아봐주고 받아 줄 대상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상반되는 두 감정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기쁨과 슬픔으로 이어지게 한 근원적인 감정의 시발은 외로움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로움은 인간의 원초적인 문제입니다. 외로움을 잊고 싶어서 일에 몰두하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사랑을 합니다. 인간이 계속 죄를 짓고 방황하는 것도 어찌 보면 외로움 때문입니다. 범죄, 마약, 불륜......, 이 모든 것들이 외로움을 잊어 보고자 하는 몸부림인 것입니다.

 

 

내가 알고 지내는 지인 한 분이 어느 날 술 한 잔 하며 이야기 좀 나누자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상의 드릴 일이 있다고 하시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로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반듯한 이미지에 가정에서도 자상한 아버지로 통하는 분이시기에 무슨 일일까 궁금했습니다.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가면서 적당히 취기가 올랐을 무렵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와이프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와이프는 살림도 잘 하고 아이들 양육도 잘 하면서 가정에 충실하고 자신에게도 끔직하게 잘 한다고 그래서 마음이 더욱 괴롭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속을 썩이면 핑계라도 댈 것이 있어서 마음이 덜 괴로울 텐데 그렇지가 않으니 양심에 가책을 느껴 하루하루가 괴롭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바람을 쐬었다고 생각하고 그분에게는 미안하지만 다시 돌아가면 안 되겠느냐고 하니 그것이 생각처럼 잘 안 되더랍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이상하게 모든 것이 완벽한 와이프이지만 자신의 마음 속 한 구석에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이 있더랍니다. 그래서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웠었다고. 그런데 그 사람과 만나면 외로움이 느껴지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더 빠지게 되었노라고.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자인데 돈이 많은 것이 기쁘지 않은 상태. 그런 상황이 익숙해 지다보니 일상이 평이해서 무언가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받은 느낌이 그랬습니다. 지인은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마음속의 비밀을 저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나 보려고 했었고 그런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받으려고 했었습니다. 지인은 한 동안 이중생활로 인한 양심의 가책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면서도 헤어나지를 못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방법으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비극은 외로움을 잊어보고자 해서 생긴 일이었던 것입니다.

 

 

인간의 깊은 감정은 이 외로움의 속성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잘 못도 타인의 잘 못도 외로움을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 보고자 하는데서 부터 비롯된 것이기에 그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라도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은 무언가에 푹 빠져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잠시 뿐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이며 언젠가는 사랑하는 대상과 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대면해야 할 감정이 외로움이기에 이것을 처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고통으로부터 헤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 인간은 왜 외로울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은 원래부터 외롭게 태어난 존재입니다. 원래부터 불안전하게 창조되었기 때문에 외롭고, 인간의 몸을 받고 태어나면서 본성(本性)을 잃어버린 상태이기에 외롭습니다. 즉 가지고 태어나야 할 것을 못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 빈자리가 외로운 것입니다. 또 여자, 남자, 이렇게 음()과 양()으로 반쪽의 성향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외롭습니다. 양성(,)이 함께 있는 중화된 존재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분리 됐으니까 외로운 것입니다. 그래서 그 빈자리를 매워줄 대상을 찾아 계속해서 갈애를 하는 겁니다.

 

 

그럼 외로움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해소가 안 됩니다. 해소된다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아예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이 외로움에 끄달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외롭다고 해서 누굴 만나서 수다를 떨고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더라도 그 순간은 잊어버릴 수 있겠지만 지나고 나면 다시 고개를 듭니다. 마치 생명력이 질긴 잡초와 같아서 뿌리를 제거하지 않는 한 외로움의 싹은 다시 올라옵니다.

외로움의 뿌리는 마음의 근본인 본성(本性)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나와 본성 사이에 물질인 육신이 가로막고 있어서 생이별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육신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남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과도 같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이별의 서러움과 혼자 남은 외로움이 항상 있는 것입니다. 본성으로부터 분리되어 태어난 인간은 태생적으로 외로움을 타고난 것입니다.

 

 

그럼 외로움은 어떻게 극복을 하면 될까요? 외로움은 인정을 하는 방법으로 극복하는 겁니다. 그냥 원래 인간은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외로우면 외로운 채로 살아가는 법을 알고, 그리우면 그리운 채로 살아가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별짓을 다해 봐도 외롭다는 것을 아니깐 그냥 인정하고 벗어나려고 하지 않으니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겁니다.

 

 

자기사랑은 외로워서 슬프고 서럽고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인정하고 다독여주는 방법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내 마음을 다 알아봐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서운하기도 하는데, 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역시 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내(본성)가 나를 찾는 소리인 것입니다.

 

 

 

 

 

 

 

정래홍S.jpg

정래홍

 

요즘같이 간판과 스펙을 중요시 여기는 세상에
이렇다 할 내세울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덕분에 인생의 바닥 언저리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상처들을 극복했던 과정들이
저의 내면을 살찌우는 소중한 재산으로 남아 현재는
풀과 나무와 벗하며 자기사랑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글을 쓰며
자기사랑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자기사랑카페

http://cafe.naver.com/luvself/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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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난다신 2014.03.21 15:59:55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조금씩 알아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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